2019 추수감사주일 간증(신소원)

김민주 2019.11.06 03:06 조회 수 : 185

19년 전 7살 때 처음으로 광야교회를 오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코르크마개가 있는 유리병을 선물 받은 기억이 납니다. 입학 선물로 왜 그런 선물을 주셨는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그걸 받고 좋아하던 감정은 19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생생합니다. 19년 동안 이 교회에서 제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양육 받아왔는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의 이 나눔이 하나님의 영광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길 먼저 하나님께 부탁드립니다.


어린이 시절 때는 교회에 오는 것이 너무나 설레고 재미있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모두 비슷하겠지만, 그때는 같이 놀 수 있는 또래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민정이, 민중이를 비롯하여 하은이, 혜린이, 하경이 그리고 수많은 동생들까지 정말 수없이 많은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이 때 절 보살피신 하나님은 저에게 공동체 안에서의 사랑과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너무 자연스럽게 알게 된 공동체의 사랑은 향후 15년 뒤, 반항기에 있던 저를 돌아오게 해준 큰 원동력이 되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이제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맞게 됩니다. 초기의 청소년 신소원은 세상가치관과 성경가치관의 첫 충돌을 맞이하게 됩니다. 경쟁을 유도하는 학교 시스템과 여러 미디어의 영향으로,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저뿐만 아니라 광야교회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망나니 같은 여러 청소년들이 줄줄이 탄생했는데 광야교회 어른들 역시 당황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도 하나님은 청소년들과 저흴 양육하는 어른들의 마음을 잘 살펴주셨고, 그 안에서 저희공동체가 많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고등학생이 되었을 땐, 하나님께 정말 많이 의지하고 위로받았으나,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자아가 많이 뚜렷해져, 내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것도 못하게 하고, 저런 것도 못하게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나는 대학생이 되면 남자도 엄청 많이 만나보고 술도 많이 마시고 열심히 놀고 싶은데, 그런 것도 못하게 하실 거 아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 빨리 알게 된 게 주위 어른들은 복이라고 하시는데,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족쇄라고 느껴지고 많이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 이런 원망이 들었던 것을 주위 어른들께 솔직히 털어놓고, 하나님에 대한 오해를 빨리 풀어냈어야 했는데 말하기는 창피하니, 꼭꼭 숨겨놓다가 하나님에 대한 오해가 청년기에 접어들수록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꼬여만 갔습니다.


청년기의 저는 세상 사람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적지 않을 만큼, 열심히 놀았습니다. 죄책감도 잠시였고, 하나님이 없는 삶을 사는 것이 훨씬 편했고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전 제 자신의 주인이 되어, 내가 마치 가장 잘난 사람인 듯 교만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하나님이 없는 삶을 살다보니,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불신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이 계신 건 맞아? 성경 이거 다 억지 같은데? 성경을 봐도 설교를 들어도 이해되지 않는 것투성이에 오해만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으로 생긴 매듭 하나가 절대 풀리지 않을 만큼 커다란 실타래처럼 커져만 갔습니다. 이 실타래를 풀려는 노력조차 하기 귀찮고, 가치를 느끼지 못한 저는 그냥 그대로 두었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 꼭꼭 숨겨놓고, 먼지가 쌓이고 쌓여 보이지 않을 때까지 두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임용 준비를 하면서, 하나님의 위로와 도우심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람 마음이 정말 간사하여, 그동안 거들떠도 보지 않던 하나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하나님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씩 생겼던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믿음은 없지만, 다른 사람의 삶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관찰하려 노력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고 있는 다른 교인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지만, 나의 삶에 적용하고자 하는 마음은 크게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봄 수련회,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여러 청년들과 다른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물 밀 듯이 들어온 그 감동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찼고, 하나님을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크게 일었습니다. 어떤 일이 확실한 계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감동은 수련회 중에 일어난 것만은 확실한 듯합니다. 그 동안 가지고 있던 하나님에 대한 미움, 의심, 불신 그러니까 마음속에 꼭꼭 숨겨놓았던 매듭으로 가득했던 실타래가 스르르 풀려버렸습니다. 전에 어떤 불만과 오해를 가지고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신기하게도 사르르 눈 녹듯이 사라져 없어졌습니다. 성령님이 주신 그 감동의 수련회 후, 하나님을 알아가고 싶은 마음에 성경공부에도 참여하고, 복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입교 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정한 복음이 무엇인지, 예수님의 생애와 죽음, 부활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26년 동안 교회를 다니면서 이것 하나 알지 못한 채로 하나님을 미워하고 원망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이었습니다.


즉흥적이고, 조심스럽지 않고, 잘 까먹고, 자기중심적인 제가 또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제 삶의 주인이 되어 살까 겁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절 붙들어주신 하나님을 굳게 믿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때의 감동과 열정의 색이 바라지 않도록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나님 백성의 길에서 완전히 이탈하지 않도록 지금껏 기도해주신 공동체 여러분과 부모님께 큰 감사의 말씀 드리며, 저의 간증을 마치려고 합니다. 저의 짧은 삶을 증언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이 충분히 드러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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