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도 2015년 겨울 수련회는 제게 룻기와 함께 기억 될 것입니다.
올 해 가 윤년이어도 대부분 큰 의미가 없겠지만 저는 지난 해 부터 윤년을 준비해 왔습니다. 윤년은 평년과 이자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1년이 365일에서 366일로 바뀌어 이자가 좀 낮아지는 효과가 있죠. 제가 담당하는 업무에 윤년적용 이자계산 프로그램을 수정개발해야 하는 등 저는 지난해 년말부터 어제 까지 바쁜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사를 해야 할 지, 아들 현이의 홈스쿨을 결정하는 문제 등 갑자기 12월이 될 즈음 일들이 켜켜이 쌓여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년말 교회 홈페이지에 대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시험해보고 또 적용하여 겨울수련회 즈음에는 좀 더 알찬 홈페이지를 만들어 교우들께 광고하고 많은 이용을 바라는 소식을 전할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겨울수련회를 준비하는 분들이 어린이 묵상교육을 함께 맡으라는 권유를 받고 일단 홈페이지 작업은 멈추었고 아이들과 알찬 시간을 가질 생각에 마음이 분주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수련회 찬양인도도 맡아주면 좋겠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사양했습니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사양할 걸 그랬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대략 이정도면 제가 지난해 12월 얼마나 정신없이 보냈는가는 가늠이 되시죠?
사실 마음마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수련회를 앞둔 주간 묵상 본문이 룻기였습니다. 룻기 1장을 묵상할 때만 해도 '하나님 저 부산생활을 정리하고 용인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요?' 라는 적용을 해 보았지 다른 생각을 못했습니다.
주일을 보내고 부산에 도착한 월요일 아침 본문은 룻기 2장이었습니다. 나오미의 말을 따라 보아스의 밭에서 이삭을 줍는 룻을 발견한 보아스가 세세히 사정을 살피고 종들에게 이르고 룻에게 '여호와께서 그 날개 아래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며 축복하는 모습을 보며 아침시간,나는 처지가 이런 데 하나님 저는 좀 돌봐 주지 않으세요? 라며 묻고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후무렵 전화문자를 하나 받았습니다. 겨울수련회 어린이묵상교육 준비상황을 세세히 살피고 격려하는 내용의 문자가 장로님 한 분 에게서 왔습니다. 문자를 읽어 내려가는 순간 아침에 묵상했던 성경내용 중 보아스의 모습이 겹쳤습니다. 참 마음이 따뜻해 졌습니다. 그리고 이 때 부터 저의 룻기 묵상의 무게중심은 겨울수련회로 많이 옮겨 갔습니다. 보아스가 룻에게 '다른 밭으로 가지 말며 여기서 떠나지 말고 나의 소년들과 함께 있으라'고 일러줄 때 하나님께서 다른 일들은 염려하지 말고 앞에 주어진 일들을 하나 하나 진행해 가라고 하시는 음성이 제 귀에 들리는 듯 하였습니다. 이 일로 저는 분주하기만 했던 마음에 평안과 함께 겨울수련회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수련회를 앞둔 목요일에는 휴가를 내었습니다. 부산에서 올라와 바로 다음날 수련회 장소로 갈 경우 몸의 부담과 어린이 묵상교육에 대한 준비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놓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룻기 3장에 이르면 나오미가 룻에게 목욕하고 기름을 바르고 보아스에게 보내는 등, 때를 따라 모든 일들을 이르는 모습이 보이고 룻은 어머니의 말을 순종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나오미는 유력한 여인의 모습으로 룻은 현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고 메일을 열었을 때 김종훈 교우의 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련회 찬양준비와 관련한 전문가의 자상하고 친절한 조언이 있었습니다. 시간에 쫓기던 나는 사실 이 때 그 말씀을 따라 바로 온전히 순종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김종훈 교우의 모습에서 나오미를 떠올리고 나는 그 조언을 잘 따라야지 하는 마음은 있었고 최대한 따르려 했습니다. 그런데 수련회 중 요엘을 묵상할 때 하나님 제가 그 때 나오미와 같았던 김종훈 교우의 조언을 전적으로 잘 따르지 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룻이 행한일을 다 들은 나오미가 '이 사건이 어떻게 되는 것을 알기까지 가만히 않아 있으라 그 사람이 오늘날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는 내용으로 룻기 3장이 마무리됩니다. 이 즈음 성경묵상에 대한 실제교육을 담당하신 김민주 간사님의 카톡문자가 왔습니다. 수련회를 하루 앞두고도 말씀으로 점검하고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수련회가 끝날 때 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간사님, 장로님, 준비위원들의 모습을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수련회 첫날 아침 룻기가 마무리 됩니다. 나오미가 아들을 갖게 된 거죠.
하나님께서 겨울수련회를 룻기를 통해 하나님의 추수와 연결지어 묵상케 하셨는지 저는 아직 다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말씀을 따라 수련회가 끝날 때 까지 부족하지만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와 주어진 일들을 처리하면서 이렇게 수련회를 돌아봅니다. 제가 수련회를 통해 하나님의 밭에서 이삭을 주었듯이 교우들께서도 어떤 수확이 있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스라엘의 회중에 들지 못하는 저주를 받았던 모압 땅에서 온 여인 룻에게 아끼지 않았던 보아스의 인애(헤세드)를 하나님께서 오늘 저와 광야교우들께 베풀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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